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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선일보 문화부 백수진 기자입니다. ‘그 영화 어때’ 157번째 레터는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입니다. 폴 토머스 앤더슨(PTA)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영화 팬들을 설레게 했죠. 앤더슨 감독은 ‘펀치 드렁크 러브’ ‘데어 윌 비 블러드’ ‘마스터’로 칸·베를린·베네치아 영화제에서 모두 감독상을 거머쥔 거장입니다. 포르노 산업, 석유 권력, 사이비 종교 등 불편한 소재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흥행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는데요. 그가 이번엔 커리어 사상 첫 블록버스터를 내놨습니다. PTA의 세계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 입문작으로 손색없는 영화입니다. 러닝타삼성증권추천주
임이 2시간 40분이지만,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좌우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은 가상의 미국입니다. 오프닝은 자유와 혁명을 외치는 무장 단체 ‘프렌치 75’의 습격으로 시작됩니다. 미국-멕시코 국경의 이민자 구금소를 급습해 억류자들을 탈출시키죠. 가상이라고 하지만 국경·인종·이념 문제로 갈라진 오늘날의 미국이 자연스럽주식시장전망
게 떠오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프렌치75’의 폭파 전문가 밥 퍼거슨을, 테야나 테일러는 그의 연인이자 과격한 여전사 퍼피디아를 연기합니다. 초반부는 곳곳에서 펼쳐지는 게릴라전과 열정적인 로맨스가 교차하며 뜨겁고 거친 에너지가 넘쳐 흐릅니다.
영화 '원 배틀 애프터저평가된주식
어나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하지만 영화는 과감하게 16년의 시간을 건너뜁니다. 오히려 혁명의 불꽃이 사그라든 뒤, 그 이후의 삶에 초점을 맞춥니다. 정치 영화지만, 정치적이기보단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때 무모한 혁명가였던 밥은 이제 술과 약에 찌든 채 무기력하게 살아갑니다.선물옵션이란
연인이었던 퍼피디아는 동료들을 밀고하고 사라졌고, 유토피아의 꿈은 좌절됐죠. 밥에게 유일하게 남은 건 퍼피디아가 남기고 간 딸 윌라뿐입니다.
과거의 숙적 스티븐 록조 대령(숀 펜)이 밥의 유일한 가족, 윌라를 납치하면서 다시 한 번 전투가 시작됩니다. 이 영화엔 수많은 층위가 있지만, 결국은 딸을 되찾기 위한 아버지의 절박한 여정으로 요온라인 황금성
약됩니다. 영화의 나머지 부분은 밥과 록조, 윌라, 세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이뤄져 있죠.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블록버스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볼거리를 갖췄습니다. 특히 후반부, 세 대의 차량이 롤러코스터처럼 언덕을 오르내리며 펼쳐지는 추격전이 압권입니다. 최근 몇 년간 본 차량 추격전 중 가장 독창적이었어요. ‘도대체 저런 장소를 어떻게 찾았지?’ 싶어서 찾아봤는데요. 캘리포니아의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훑으면서, 애리조나 근처의 특이한 언덕 지형을 찾아냈다고 하네요. 언덕 너머가 보이지 않는 도로, 적인지 아군인지 구분할 수 없는 긴장감으로 손에 땀을 쥐게 됩니다.
블랙 코미디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어설프고 짠내 나는 영웅 밥 퍼거슨과 음습하고 기괴한 빌런 록조의 대결 구도가 의외로 웃음을 자아냅니다. 특히 극우 집단을 대표하는 록조 대령은 숀 펜의 커리어에서도 손꼽힐 만한 캐릭터입니다. 겉으로는 인종 정화 사업에 앞장서면서, 흑인 여성인 퍼피디아에게 욕망을 드러내는 위선과 권력의 화신 같은 인물이죠. 스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딸 윌라 역을 맡은 체이스 인피니티의 신선한 존재감까지 더해져, 캐릭터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입니다.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PTA의 작품 중에서 드물게 인간적인 온기와 세상에 대한 낙관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16년 동안 홀로 딸을 키워온 아버지는, 이념보다 중요한 휴머니즘을 일깨웁니다. 밥은 어설프고 무능해보이기까지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조금씩 다시 일어서게 되는데요. 밥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윌라의 가라데 스승 세르지오도 그중 한명입니다. 세르지오는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명대사를 남기는데요. 쫓기던 도중, 액션을 주저하는 밥에게 말합니다. “자유가 뭔지 알아? 두려움이 없는거야. 톰 크루즈처럼.” 평생 자유를 갈망한 재즈 뮤지션이자 흑인 인권 운동가 니나 시몬의 말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보고 나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주먹을 불끈 쥐게 되는 그런 영화입니다. 설령 실패로 끝난다 하더라도, 자유를 얻기 위해선 끊임없이 부딪히고 싸울 수밖에 없겠죠. 이 레터를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유를 향한 싸움을 이어가시길 바라며. 오늘 레터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는 세상의 창이고 호수이며 거울. 여러분을 그 곁으로 데려다 드립니다.
그 영화 어때 더 보기(https://www.chosun.com/tag/cinema-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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