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지는가 싶었던 항공·면세업계가 고환율이란 복병을 만났다. 롯데면세점은 환율이 1300원을 넘어가면 소비자에게 선불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면세점 업계는 소비자를 끌기 위한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26일 오후 세일 행사에도 한산한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의 모습. [연합뉴스]대표적인 엔데믹(코로나19의 풍토병화) 기대 업종이었던 항공사와 면세점이 ‘고환율’이란 복병을 만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13년 만에 종가 기준 1300원을 넘어섰고, 24일에도 1298.2원을 기록했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급해야 해 환율이 오르면 경영 부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0원 오르면 4100억원의 외화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저비용항공사(LCC)는 고환율로 인한 경영 부담이 더욱 크다.대형 항공사는 화물기 호황으로 코로나19 기간에도 달러를 벌어들이며 흑자를 냈다. 하지만 여객 위주인 국제선 운항을 중단해야 했던 LCC는 그동안 달러를 쌓아두지 못했다.
항공유 가격 지수항공업은 여기에 더해 ‘고유가’라는 어려움도 맞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22일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75달러를 넘어섰다.항공유는 올해 초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 그래도 고유가 상황이 심각한데, 항공유는 국제 유가보다 더 빠르게 오른다. 유럽·미국 등 주요국에서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항공유 가격 상승에 불을 붙인 탓이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이와 연동된 유류할증료가 상승해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6월보다 3계단 상승한 22단계가 적용됐다. 이는 2016년 7월 유류할증료 산정에 거리 비례 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경우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6월보다 최고 4만원 넘게 오른 4만2900원~32만5000원(편도 기준)이 적용된다. 6월도 비쌌지만 3만7700원~27만9500원으로 최고 가격이 30만원을 넘어서진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로 4만6900원~26만7300원을 책정했다. 6월 최고가(22만9600원)와 비교하면 4만원 가까이 올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항공편이 부족해 항공권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유류할증료까지 오르면 수요 회복 차원에서 달갑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올 1분기 영업이익항공업계에선 항공 수요 회복 속도에 고환율과 고유가 극복이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의 하반기 실적은 국제선 회복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LCC 항공사가 앞다퉈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확대하고, 해외 프로모션 항공권 경쟁을 벌이는 것도 국제선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엔데믹 업종인 면세업계도 고환율로 울상을 짓고 있다. 면세사업은 인건비와 임차료 등을 제외하면 모든 제품 거래가 달러로 이뤄진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수량을 수입해도 돈을 더 줘야 한다. 통상 3개월 치 재고를 가져가는 면세점 입장에선 환율이 낮을 때 산 상품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어 단기적으론 이득일 수 있지만, 고환율 기간이 길어질수록 판매가격이 올라 소비자 구매가 줄고 면세업체 수익도 줄 수밖에 없다. 업계는 소비자 가격 부담을 줄이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환율보상 행사에 들어갔다. 매장 기준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면 최대 3만5000원까지 선불카드 개념의 LDF페이를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어려운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해외 거주자에게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팔 수 있는 ‘역직구’를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판매 대상이 중소기업이 만든 국산품으로 한정돼 근본적인 타개책이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면세업체들은 올해 1분기 신라면세점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냈다. 영업적자 규모는 롯데면세점 753억원, 현대백화점면세점 140억원, 신세계면세점 21억원이다. 신라면세점이 올린 영업이익 112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수치다.그런 쓰지 …생각하시는 소리하고 있었다. 박수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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